더피고사리 키우는 과정 날짜별로 정리하기
오늘은 고사리과 식물들 중에 제일 처음 키우게 된 더피 고사리에 대해 날짜별로 키우는 과정을 정리해 볼 생각이다. 더피 고사리는 동글동글한 잎이 쪼르르 나있는 모습이 귀여운 식물로 실내에서 키우기 쉬워 초보 식집사들에게 추천을 많이 하는 식물이다. 하지만 나는 이 키우기 쉽다는 더피 고사리도 한가닥만 남기고 다 죽여버렸기 때문에 이 슬픈 과정을 정리해 보고 이유를 분석해보려 한다.

더피 고사리 키우기
더피 고사리는 양치류 고사리로 습한 것을 좋아하는 식물이다.
듀피 또는 레몬버튼(Lemon Button Fern)으로도 불리며 학명은 Nephrolepis cordifolia 'Duffii'이다.
비교적 많은 빛을 요구하지 않아 초보 식집사들에게 실내에서 키우기 쉬운 식물로 많이 알려져 있다.
더피 고사리는 수분이 부족할 경우 잎끝부터 타들어가기 때문에 물이 부족하지 않게 잘 관리해야 한다. 경험상 물을 말리게 되면 회복하기가 힘든 편이다. 생장속도는 느린 편이며, 생육온도는 16~20도이다.
더피고사리는 따로 가지치기를 할 필요는 없고 상한 잎 부분들을 수시로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환경
해 : 반양지 / 반음지
물 : 겉흙이 마르면 바로 흠뻑
병충해 : 응애, 깍지벌레
(너무 습하면 민달팽이가 붙어 잎을 갉아먹기도 한다.)
습도가 70% 이상의 높은 환경을 좋아하므로, 공중분무를 통해 습도를 높여주는 것이 좋다.
분갈이
과습을 주의해야 하므로 배수가 잘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력이 빠른 편이라 화분은 조금 넉넉한(너무 크게 말고 원래 화분보다 조금 더 크게) 사이즈로 준비한다.
물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과습에 주의해야 하기 때문에 저면관수용 화분 또는 조금 큰 화분받침을 두고 저면관수로 물을 주는 방법도 추천한다.

더피 고사리 키우는 과정
더피고사리는 어딜 가든 그렇게 키우기 쉬운 식물이라고 죽이는 게 더 어렵다고 초보 식집사에게 추천을 많이 해주신다.
(하지만 초보식집사인 나는 그렇게 키우기가 까다로운 식물이더라..)
물을 조금 덜 주게 되면 바로 잎끝 부어 타들어가고 물을 좀 자주 주면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건조해도 잎이 상하고 너무 습해도 상하는..)

더피 고사리도 내가 키우는 다른 식물들과 마찬가지로 고양이에게 안전한 식물이라 해서 구매했다.
사실 온라인으로 보스턴고사리를 샀는데 더피고사리가 배송 왔다. 초보식집사는 차이점도 모르고 일단 고양이에게 안전한 식물을 키운다는 생각에 신나서 제일 먼저 분갈이를 해줬다.
(처음 왔을 때가 24/05/21, 사진은 위에서 두번째 사진)
생각보다 너무 귀엽게 생겼고 집에 있던 유일한 화분에 바로 분갈이한건데 너무 잘 어울리고 예뻤다.
진짜 플랜테리어에 관심이 생기면서 식물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집에 식물들을 들이기 시작했는데 집에 해가 잘 들어오는 장소가 마땅히 없어서 식물등을 사서 베란다에서 키웠다.
근데 이유를 모르겠지만 잎끝이 자꾸 타기 시작했다. 검색해 보니 빛이 너무 세도 안 좋다는 것 같아서 식물등 옆의 트롤리로 옮겨서 반음지로 만들어주었다. 물이 부족하면 잎이 탄다고 해서 물도 자주 주기 시작했다.

더피고사리의 잎이 상하는 일이 잦아졌다. 볼때마다 제거해주다 보니 숱이 확 줄어버렸다.
식초보인 나는 장비탓인가하고 화분을 옮겨서 분갈이를 했다.
조금 더 넓고 큰 화분으로 옮겨서 영양제도 꽂아보고 빛이 문제인가 싶어서 빛이 더 적은 곳으로 옮겨도 보았다.
하지만 더피고사리는 분갈이 이후 더 빠른 속도로 녹기 시작했다. 타는게 문제가 아니라 잎이 무르면서 녹아내렸다.


처참하게 녹아내리는 더피고사리를 보며 정말 맘아파서 사진도 안찍었다.
그 예쁘고 귀엽고 풍성하던 애를 이리 만들다니.. 정말 살리고 싶어서 또 분갈이했다.
작은 화분 두개로 다시 나누고 하나는 미니 화분, 하나는 저면관수 화분으로 심었다.
분갈이하면서 속을 보니 흙이 아주 축축하다 못해 배수도 안되고 위엔 곰팡이도 피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도 이유를 정확히 모른 채 일단 물주기를 끊어봐야겠다 결심했다.
하나는 저면관수이니 그대로 두고, 하나는 습도가 높은 화장실로 옮겨두었다.

그러다 나름 식집사 인생 터닝포인트가 생겼다.
이직하면서 많이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받던 나에게 큰 위로가 된 식물들을 더 진심으로 대하게 되면서 아예 나의 가장 큰 취미로 자리 잡았다. 식물선반과 식물등을 바꿔서 설치해 주고, 매번 눈팅만 하던 플랜트샵(식물가게)에서 식물마켓을 연다길래 가보기로 했다. 오프라인 식물쇼핑은 처음이라 신기하면서도 재밌고 너무 좋았다.
식물 몇 가지를 사며 사장님께 식물을 자꾸 죽이는데 이유를 모르겠다고 물어보니 시중에 파는 일반적인 배양토든 상토든 흙을 그대로 쓰게 되면 초보들은 과습으로 죽이기 쉽다고 설명해 주셨다.
팁을 주자면 펄라이트를 많이 섞어서 배수가 잘되게 만들어 분갈이해주라 하셨다. 거기서 분갈이해주는 흙도 직접 보여주셨는데 정말 내가 쓰는 흙에 비하면 펄라이트가 정말 많이 배합되어 있었다.


그 뒤에 온라인으로 펄라이트를 사는 김에 분갈이흙도 코코피트로 새로 사보고, 화분도 이것저것 같이 사봤다.
집에 있던 화분들을 싹 정리했다. 흙이 안 맞는 아이들은 새로 분갈이도 해주고 더피고사리도 새로 산 실버팟에 분갈이했다.
상한 애들은 다 잘라버리고 한가닥은 아직 쌩쌩해서 살려보기로 했다.
러너들은 다 사라진지 오래지만 뿌리는 생각보다 잘 살아있었다.
한가닥으로 소박해졌으니 미니화분으로 옮겨주고, 인터넷에 찾아보니 비닐온실로 습도를 높여 살리기도 한다기에 비닐온실도 만들어 줘 봤다.


갑자기 새로운 더피고사리를 사오다니 벌써 죽였냐 할 수도 있겠지만 미리 말하자면 아니다.
더피고사리 살려보겠다고 몇달동안 신경쓰며 고생하다가 우연히 본 포스팅에 적힌 글을 보았다. 식물이 죽어가서 이리저리 환경을 바꿔보며 쌩고생할바에 적어도 3번은 새로 키워보라던 그런 내용이었다. 환경이 문제이거나 나와 식물의 성격이 문제일수도 있지만 애초에 너무 약한 아이일수도 있다고.. 너무 내 탓만 하지 말라고 하는데 순간 울컥하고 공감했다.
한 식물에 대해 감을 잡기 위해선 한번 키워본거로는 나랑 맞니 안맞니하긴 이른 것 같았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애초에 보스턴고사리를 샀는데 더피고사리를 보내서 이름도 모르고 두 달을 키웠는데 그 온라인샵도 믿을만하진 못하니...
여튼 집 근처에 이끼와 테라리움 등이 메인인 식물가게를 염탐만 하다가 무늬보스턴고사리를 사오는 김에 자꾸 더피고사리가 눈에 밟혀 같이 사왔다.
집에 와서 신나게 분갈이를 하며 보니 이 가격에 이렇게 튼튼하고 큰 더피고사리를 산게 신기했다.
이번엔 절대 아프지 않게 키울거라 다짐하며 행잉화분에 하나, 실버팟에 나눠서 하나 해서 나눠서 분갈이했다.


무늬보스턴고사리도 그랬지만 더피고사리도 정말 크고 풍성해서 포기나누기로 나눠서 심었다.
실버팟에 심은 더피고사리는 풍성하게 키워보려고 러너도 잘 감아서 넣어놓고 귀여운 피규어도 넣어줬다.
행잉화분에 심은 더피고사리를 보면 러너가 정말 정말 많이 나와있다. 감아서 넣고도 또 여기저기 나와있다.
그래서 러너를 잘라서 번식하기에도 도전해 볼 생각 중이다.

현재 살리고 있는 더피고사리 마지막 한가닥 상태이다.
식물들이 많아지면서 습도관리를 해주니 비닐온실은 그냥 제거해 버렸다.
사진으로는 티가 안 나지만 실제로 만져보면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새로운 가닥을 기대해도 될 것 같은 김칫국을 마셔본다.
줄기에 힘도 생기고 색도 진해졌다. 이제 잎이 타거나 무르면서 녹지 않는다.
풍성해져서 다시 포스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행잉화분은 우리집 거실 창가에 매달려서 아주 건강하게 크고 있고, 실버팟은 식탁에 놔두고 신경을 쓰려다 안방으로 옮겼다.
나중에 테라리움처럼 밀폐공간을 만들어 키워보는 것도 도전하려고 생각 중이다.


더피고사리 잘 키우는 법 (관리법, 팁)
일단 내 경험상, 그리고 식물가게 사장님의 추천으로 그나마 키우기 쉬운 방법은 저면관수로 계속 물을 주면서 매일 아침, 저녁 혹은 수시로 공중분무로 습도를 높여주기만 해도 알아서 잘 크는 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플라스틱 화분을 좋아하는 편인데 들어봤을 때 조금 가볍다 싶으면 바로 물을 흠뻑 줘버린다.
너무 빛이 없는 곳보단 반음지나 반양지가 성장하기에 좋은 것 같고, 지금같이 한여름의 땡볕은 잎이 탈 수 있으니 조심한다.
날씨가 더운 만큼 물마름이 빠른 편이니 물관리가 힘들다면 저면관수를 꼭 추천한다.
(그리고 나처럼 저면관수하면서 위에 또 물을 줘서 과습으로 녹이는 일은 없도록..)
여기까지 나와 더피고사리의 첫 만남부터 현재까지를 기록해 보았다.
지금 살리고 있는 더피고사리랑 포기나누기한 고사리를 풍성하게 키워서 또 기록해 봐야겠다.
내 여정이 조금 창피하지만(아니 많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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